​대법, 활성탄 품질검사 조작해준 대학교수 집행유예 확정

신동근 기자() | Posted : June 15, 2020, 14:05 | Updated : June 15, 2020, 14:05
한국수자원공사에 납품하는 활성탄의 품질검사 결과를 조작해준 대학교수에게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사기방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교수 A씨의 상고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한밭대 건설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A씨는 2015년 B씨 등에게 활성탄 품질검사 중 하나인 RSSCTT(Rapid Small Scale Column Test)를 의뢰 받았다.  활성탄이란 흡착성이 강하고, 대부분의 구성물질이 탄소질로 된 물질로 정수에 사용되거나 하수·폐수처리 등 수처리 시설에 쓰인다.

A씨는 검사를 진행했는데 몇종류의 활성탄이 검사의 합격 기준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B씨 등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후 B씨 등은 “데이터 값을 합격되도록 보정해 달라”는 부탁을 했고 A씨는 데이터를 조작해줬다.

이런 일은 반복됐고 2016년에 있었던 검사에서 또 불합격이 예상되자 B씨 등은 ‘전부 합격 시켜 달라며 실험비를 더 올려주겠다’는 취지로 A씨에게 검사조작을 부탁했다. 또한 돈도 주겠다고 말했다.

A씨는 돈을 받지는 않았으나 검사 측정값 등을 조작해 품질검사에 합격시켰고 B씨 등은 이렇게 조작된 합격자료를 근거로 한국수자원공사에 활성탄을 납품했다.

이에 검찰은 한국수자원공사를 속여 활성탄 납품대금을 가로채려는 B씨 등의 행위를 용이하게 했다며 A씨를 사기방조죄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A씨는 “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나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학문적 근거를 갖춘 보정을 했다”며 “실험 결과를 임의로 조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의 사기방조혐의가 유죄라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실제 측정값과 일치하지 않은 값들이 최종보고서에 많이 포함됐는데 A씨는 과학적으로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가의 지위를 악용해 ‘재량’과 ‘보정’이라는 명목으로 측정값들을 변경해 B씨 등의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2심도 A씨의 행위가 유죄라고 봤지만 집행유예로 형을 감경했다.

2심 재판부는 “연구 윤리를 저버리고 검사결과를 조작해 B씨 등의 사기범행 완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면서도 “초범이며 항소심전 9개월간의 수감생활을 한 점, 유사 범죄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오류가 없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사진=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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