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시작하는 무지개 언덕 혈투

음성=이동훈 기자() | Posted : June 18, 2022, 06:00 | Updated : June 18, 2022, 13:35
무지개 언덕(레인보우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진행 중인 혈투가 이날(6월 17일)까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대한골프협회(KGA) 주관 레이디스아시안투어(LAT)시리즈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우승 상금 3억원) 2라운드 결과 커트라인(합격선)은 145타(1오버파)로 설정됐다.

출전 선수 132명 중 68명이 합격선을 넘었다. 기권 5명을 제외하면 59명이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무빙데이(3라운드)도 아닌데 순위표가 출렁였다. 10계단 이상 상승 혹은 추락한 선수가 50명이 넘었다. 내셔널 타이틀에 걸맞은 출렁임이다.
 

2라운드 10번 홀에서 티샷을 마친 박민지. [사진=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대회 조직위]

잠시 쉬었다 가는 박민지

내셔널 타이틀을 방어 중인 박민지는 전날 밤 66타(6언더파)를 때리며 순위표 맨 윗줄을 차지했다. 기자회견장에 들른 박민지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었다. 무지개 언덕에서 다시 웃을 준비가 됐다는 표정으로다.

오전 조로 출발한 박민지는 이날 버디 3개(9·13·15번 홀), 보기 2개(2·4번 홀)로 71타(1언더파)를 적어냈다. 불같았던 1라운드를 뒤로하고, 쉬었다 가는 쉼표를 선택했다. 
 

좋은 성적으로 기자회견장에 처음 방문한 김희준. [사진=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대회 조직위]

◆ 박민지가 쉬는 사이 치고 올라온 김희준

불 같던 박민지가 잠시 쉼표를 선택하자 오전 조에 편성된 투어 2년 차 김희준이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김희준은 지난해(2021년) 26개 대회에 출전해 12개 대회 합격선을 넘었다. 14개 대회는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상위 10위는 단 한 번.

상금 순위 81위로 시드전을 치러야 했다. 시드전에서는 33위로 투어 카드를 다시 거머쥐었다.

그런 김희준이 올해(2022년)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이번 시즌 9개 대회에서 6번 합격선을 넘었다. 합격선 통과 확률이 크게 늘었다.

이날 김희준은 버디 6개(1·2·5·7·15·17번 홀), 보기 1개(4번 홀)로 67타(5언더파)를 때렸다. 앞서 치른 1라운드 성적(68타)을 더해 135타(9언더파)로 박민지를 밀어내고 순위표 맨 윗줄에 잠시 이름을 올렸다.

투어 데뷔 후 처음 기자회견장에 방문한 김희준은 "지난해는 드라이버가 엉망이었다. 아웃오브바운즈(OB)가 많이 났고, 러프에서 두 번째 샷을 치곤 했다"고 말했다.

김희준은 2021년 페어웨이 안착률이 67.4%(96위)에 그쳤다. 2022년은 77.74%(46위)로 반등했다. 반등의 원인은 2021년 8월 김도훈 코치를 만나면서다. 드라이버가 잡히니 쇼트 게임과 퍼트가 덩달아 잡혔다.

김희준은 "페어웨이 안착률이 높아지면서 버디 기회가 많아졌다. 필요할 때마다 퍼트가 잘 떨어졌다. 우승하면 좋긴 하겠지만 5위 안에 들겠다는 마음으로 주말 경기에 나서겠다. 내일 경기가 중요하다. 내일 좀 더 타수를 줄여 놓으면 모레 4라운드를 편하게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김희준의 단기 목표는 1승과 상금 순위 30위 안착이다. 장기 목표는 10년간 KLPGA 투어 카드를 지켜 K10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다.

두 목표를 위해서라도 이번 대회 선전이 절실해졌다. 
 

캐디와 공략 지점을 바라보는 임희정. [사진=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대회 조직위]

◆ 늦은 오후 김희준을 끌어내린 임희정

임희정은 늦은 오후 아웃 코스(1번 홀) 방향으로 티샷을 했다. 전반 9홀에서는 2·7·9번 홀 버디를 잡았다.

10·12·14번 홀에서는 징검다리 버디 3개를 추가했다. 김희준을 누르고 순위표 맨 윗줄을 차지했지만, 15번 홀(파4) 보기로 다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임희정은 18번 홀(파4) 티샷한 공이 카트 도로를 타고 294야드(268m) 지점에 안착했다. 운이 좋았다. 드롭 후 두 번째 샷은 123야드(112m)를 날아가 깃대 옆 3.5야드(3.2m) 거리에 안착했다. 부드러운 퍼트와 함께 버디. 김희준을 밑으로 내리고 선두에 오르는 순간이다.

라운드 종료 후 기자회견장에 방문한 임희정은 "어려운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기분이 좋다. 지난해 박민지와 박현경의 플레이를 보면서 이런 코스에서 다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경기 전 (박)민지 언니에게 '어떻게 그렇게 잘 치냐'고 묻기도 했다. 좋은 점수로 합격선을 넘어 '나도 가능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희정은 최근 차 사고를 겪었다. 이에 대해 임희정은 "아직 치료받는 중이다. 내셔널 타이틀이자, 메이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까지만 버티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끝에 임희정은 "샷은 좋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가 많았다. 4라운드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다른 생각을 하지 말자'고 되뇌는 중이다. 1라운드처럼 4라운드에 임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는 체력을 비축할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티샷 중인 송가은. [사진=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대회 조직위]

◆ 홀인원으로 고급 전기차 받은 송가은 '경사 났네~'

KLPGA 투어 2년 차 송가은이 이날 17번 홀(파3) 홀인원에 성공했다. 전날 윤이나는 11번 홀(파3)에서, 유수연은 6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송가은이 부러울 법하다. 부상이 1억원 상당의 고급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3개 홀에 걸린 부상 중 가장 고가다. 나머지 두 가지 부상은 고급 침대와 고급 의료기기다.

송가은은 "깃대까지 158m를 보고 5번 아이언을 쳤다. 깃대가 구석에 있어서 그린에 올리기만 하자는 생각으로 그린 가운데를 겨냥해 쳤다. 공이 그린 경사를 타고 홀 쪽으로 굴러갔다. 홀에 들어가는 장면을 보지 못했는데 그린 뒤에 서 있는 갤러리의 환호를 듣고 홀인원인 것을 알았다. 얼떨떨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가은은 "우승 기념으로 아빠한테 자동차를 선물하려고 주문했는데 아직 출고가 안 됐다. 홀인원 부상으로 받은 차를 대신 드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송가은은 홀인원에 버디 5개,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로 70타(2언더파)를 적었다. 앞서 1라운드 성적(71타)을 더해 합계 141타(3언더파)를 쌓았다.

◆ 아마추어 5명 본선 진출

이번 대회에 출전한 12명의 한국과 태국 아마추어 선수 중 본선에 진출한 선수는 5명(방신실, 황유민, 임지유, 이정현, 나타끄리타 웡타위랍)이다.

아마추어 7명(김가희, 정지현, 박예지, 이지현, 이동은, 김민별, 리나 타테마쓰)은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3라운드부터는 3인 1조 원 웨이 방식으로 변경된다. 첫 조는 오전 7시 50분, 마지막 조는 오전 11시 52분에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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