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중퇴 창업신화 뤄융하오, 메타버스 타고 재기 노린다

최예지 기자() | Posted : July 13, 2022, 15:00 | Updated : July 13, 2022, 15:05

지난 7월 10일 밤 뤄융하오 스마티잔 창업자는 한 라이브방송에서 AR 기업을 창업한다고 선언했다. [사진=자오거펑유 라이브스트리밍 갈무리]

“창업을 또다시 하지 않으면 100% 후회할 것 같다. 마지막 도전이자 창업이다.”
 
지난달 12일 밤 스마티잔(Smartisan·錘子科技) 창업자 뤄융하오(羅永浩)가 본인 웨이보(微博)에 모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지 않겠다고 파격적인 선언을 하며 남긴 글이다. 올해로 50세가 된 그는 지난 2년간 라이브 스트리밍(실시간 인터넷 방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창업을 계속 망설여왔다며 다시 창업의 길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만인 지난 10일 밤 뤄융하오는 한 라이브방송에서 '신 레드 라인(Thin Red Line)'이라는 이름의 기업을 신설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기업은 증강현실(AR) 관련 사업을 주로 다룰 예정이라고 했다. 고교 중퇴 후 창업의 신화를 쓴 뤄융하오가 마지막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뤄융하오는 누구?···고교 중퇴 '창업 신화'

1972년 지린성 옌볜에서 태어난 뤄융하오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뤄융하오는 중국 지린성 옌볜의 최고 명문 고등학교인 옌볜 제2중에 들어갔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퇴했다. 이후 중고 책을 팔거나 밀수 자동차를 거래하며 생계를 유지하다가 영어 공부를 독학해 29세에 중국 최고 명문 영어학원인 신둥팡(新東方)학원에 취직했다. 그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단번에 '스타 강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영어 강사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도전을 시도했다. 창업 아이템을 찾던 중 뤄융하오는 미국 애플의 등장으로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된다. 그로부터 1년 후 그는 2012년 '중국판 애플'을 표방하며 스마트폰 제조업체 스마티잔을 창업했고, 스마티잔의 첫 번째 스마트폰인 '스마티잔 T1'은 독창적인 디자인과 기발한 소프트웨어, 간편한 조작으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창업 2년 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히게 됐다.
 
하지만 좋은 날은 얼마 가지 않았다. 이후 출시한 스마트폰은 지지부진한 성적을 거뒀고, 2015년부터 해마다 평균 4억 위안(약 776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 위기에 시달린 것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의 '희생양'으로 전락하게 되면서 참패를 맛봤다. 당시 스마티잔의 실패로 그는 6억 위안(약 1165억원) 이상 빚을 떠안게 되면서 악성 채무자, 이른바 '라오라이(老賴)'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이후 그는 스마트폰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사업인 전자담배를 추진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가며 그는 갈 곳이 없어지게 됐다. 

두 차례 창업 실패를 겪었지만 뤄융하오는 또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자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으로 눈길을 돌린 것. 그가 인터넷 생방송으로 물건을 판매한다는 것 자체로도 중국에서 큰 화제였는데, 방송 첫날부터 엄청난 조회 수와 매출을 올려 다음날 중국 주요 '뉴스' 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더우인 방송 3시간 동안 로봇청소기 등 23가지 물품을 판매해 1억1000만 위안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해 더우인 판매 역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뤄융하오의 생방송 동시 시청자 수도 4800만 명을 넘었다.
 

스마티잔(Smartisan·錘子科技) 창업자 뤄융하오(羅永浩)[사진=인민망]

 
◆뤄융하오, AR 시장에 출사표···"신제품 발표 2년 후"

지난달 라이브 스트리밍 등 모든 SNS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힌 지 한 달 만에 온라인상에 모습을 드러낸 뤄융하오는 AR 시장 진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뤄융하오는 지난 10일 밤 '자오거펑유(交個朋友)'라는 유명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신 레드 라인'이라는 기업 이름을 공개하며 AR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고 중국 정보통신(IT) 매체 36커 등이 보도했다. 기업 이름은 미국 영화 '신 레드라인'에서 착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레드 라인은 아직 중국명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36커는 기업정보 플랫폼 톈옌차를 인용해 신 레드 라인을 중국어로 번역한 시훙셴(細紅線·짧은 빨간 선)을 검색하면 2018년 설립된 베이징시훙셴커지유한공사(北京細紅線科技有限公司·시훙셴)가 검색된다며 겉으로 보기엔 뤄융하오와 밀접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뤄융하오의 최측근이라고 짚었다.

실제 뤄융하오는 시훙셴의 지배주주 리스트에는 이름이 없지만 관련 주주가 모두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톈옌차에 따르면 시훙셴의 법적 대표는 뤄융하오가 영어학원 강사로 근무할 당시 해당 학원 부원장이자 스마티잔 이사였던 쉬한이다. 또 지배주주 리스트에는 쉬한뿐만 아니라 뤄융하오의 라이브방송 파트너였던 자오거펑유수마커지유한공사 창업자인 황허도 포함됐다. 쉬한과 황허는 각각 시훙셴 지분을 99%와 1% 보유하고 있다고 톈옌차가 전했다. 

뤄융하오는 이날 신 레드 라인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신제품 발표는 2년 후에 할 예정이며 아마도 해외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만 말했다. 
 

[사진=신 레드 라인 누리집 갈무리]

  
◆중국 AR 시장, 메타버스 붐 타고 폭발적인 성장세 기대

뤄융하오가 AR 시장에 뛰어든 건 AR의 시장 잠재력 때문이라고 시장은 보고 있다. 실제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가상현실(VR)과 AR 시장이 메타버스 붐을 타고 최근 몇 년간 성장세가 굉장히 가파르다.

중국 경제매체 진룽제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의 최신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AR·VR 시장 IT 관련 지출 규모가 21억3000만 달러(약 2조7849억원)에 달했다며 2026년엔 130억8000만 달러로 세계 2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중 AR 지출과 VR 지출이 각각 연평균 49%, 41.5%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5년간 세계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중국 AR·VR 시장 규모가 2022~2026년 5년간 연평균 약 44% 성장세를 보이면서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AR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뤄융하오가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와 함께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다. 이미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들이 AR, VR, 메타버스 등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사업에서 고용과 투자를 늘리는 등 몸집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텐센트는 지난달 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IEG) 사업부 산하에 확장현실(XR) 전담부서를 설립해 AR·VR 등 관련 콘텐츠 생산에서부터 AR·VR 관련 디바이스 개발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뤄융하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똑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뤄융하오는 "AR 사업에서 어느 정도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다음에 스마티잔을 다시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에 버금가는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을 출시해 성공하는 것이 그의 꿈이라면서 '중국판 애플'이라는 목표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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